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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활동 소식

[기자회견]학교 구성원이 요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검열을 멈춰라!! 성교육·성평등 책을 학교 도서관으로!!

경기도 학교도서관에서 총 5천여권이 넘는 책이 폐기(2500여권) 또는 열람제한(3천여권) 되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 되었습니다.  성평등,성교육도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부터 최진영의 ‘구의 증명’, 정유정의 ‘종의 기원’,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등 유명 문학작품까지 유해도서로  분류되어 도서관에서 사라졌습니다. 경기도 교육의 주인인 학생, 학부모, 교육노동자들은 검열로 책을 사라지게 하고 공공교육의 가치를 흔드는 경기도 교육청을 규탄합니다.

학교 도서관은 어린이 청소년들의 배움의 현장이며 교육 노동자들의 일터이기도 합니다. 성평등, 성교육도서 폐기 사건으로 어린이 청소년들은 배움의 권리를, 교육 노동자들은 노동권을 침해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책이 폐기된 사건이 아니라 책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 갈 미래를 빼앗아간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경기 교육의 미래를 후퇴시킨 경기도 교육청에 검열을 중단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성평등,성교육 책들, 사라진 또 다른 책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산인권센터를 비롯하여 경기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교 구성원들이 성 교육, 성평등 도서 대량 폐기 및 열람제한 된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10월 23일 수요일 오전 10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문과 참여자들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기자회견문]

우리는 경기도 학교 구성원, 교육 주체들입니다.

우리는 성평등 성교육 도서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 등 다양한 문학, 철학, 과학 분야의 책 5천여권을 유해 도서로 분류하여 학교 도서관에서 사라지게 한, 경기도 교육청의 일방적인 검열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학교 도서관은 어린이, 청소년의 성장과 앎을 위해 필요한 지식의 공간입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또 읽고 느끼며 성장해 나가는 공간입니다. 학교 도서관은 자유롭게 책을 탐구하고 다양한 지식 분야를 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누군가의 기준과 잣대로 통제하거나 검열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학생들의 배움의 권리, 읽고 탐구할 자유를 빼앗는 일이며,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교육 공공성의 근본을 흔드는 일입니다.

우리는 경기도 교육청의 성평등·성교육 도서 폐기 및 열람제한, 검열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우리는 경기도 교육청이 성평등·성교육 책 폐기 및 열람제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다하길 바랍니다. 

그 첫 번째는 경기도 교육청의 사과입니다. 일선 학교의 자율적 행위라 책임 회피 말고, 도서 검열에 동조한 교육청의 책임을 인정하길 바랍니다.

두 번째는 재발방지대책 마련입니다.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학교 도서관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사라지고 제한 된 5천여 권의 책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라진 지식과 배움의 자리가 다시 채워지길 바랍니다. 성평등·성교육 도서가 폐기된 학교들이 도서를 확충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식과 배움의 장으로서 학교 도서관이 다시 자리잡을 수 있기를, 사라진 책들의 자리를 다시 채울 수 있기를, 이 사건을 교훈으로 교육 공공성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기 교육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2024년 10월 23일 

성평등, 성교육도서 폐기에 분노하는 경기도 학교구성원 일동


<경기도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부모 발언 : 도승숙_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 구성원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고 보장하라~!!

 요즘 경기도의 교육 문제들을 보면 경기도 교육청이 모든 문제의 중심이 아닌가란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과학고 선정으로 인한 교육의 양극화에 힘쓰고 있고,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 퇴출을 위해 불평등에앞장서고 있으며 이번에는 도서 퇴출로 아이들의 교육권까지 침해하고 있으니 정말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경기도 교육청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 해 초부터 함께 항의하고 목소리를 높여 왔던 도서관의 성교육 도서 퇴출 사건이 한강 작가의 수상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이미 여전부터 이 사태가 너무도 중요한 일임을 인지하고 함께 힘을 모아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한강 작가의 책 덕분에 경기도 교육청의 횡포가 많은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문제로 제기하고 있는 5000여권의 책들의 퇴출과 검열의 과정은 경기도 교육청이 얼마나 편협하고 독선적이며 상식적이지 않은 정책 결정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퇴출되고 제한된 5000여권의 책들은 하나하나가 그 책을 쓴 작가들의 다양한 세상을 담고 있습니다.500권의 책들이 성교육 도서가 아닌 역사책이나 문학적 가치를 지닌 책들도 다수 포함된 상황입니다. 제가 저희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재미있게 읽어줬던 동화책과 함께 읽었던 그림책, 그리고 감동받아 눈물이 났던 소설책들도 있습니다. 이 중에는 정말 많은 책들이 이미 국내에서 혹은 전 세계에서 권위 있는 상들을 수상함으로써 인정받고 읽혀지거나 심지어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현재 경기도 교육청이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해 학부모로써 의문이 듭니다.

이 책이 퇴출된 이후에도 학부모들은 학생들은 이 책들이 왜 어떤 과정으로 누구에 의해 없어져야 하는지, 없어졌는지도 들은 바가 없습니다. 이 번 국감에서 임태희 교육감은 학교 자체적인 결정과정에 의해 퇴출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였지만 학부모, 학생, 교사 그 누구도 이 말을 믿는 사람을 없을 것입니다. 분명 확인된 바에 의하면 공문으로 도서 목록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에 대한 조치로 청소년 유해매체 심의기준을 도서 관리 규정에 포함시켜 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책을 심의하도록 한 부분은 사실입니다.

단지 검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비겁한 변명입니다. 경기도 교육청의 수장인 교육감이 각 학교가 정한 유해 성교육 도서 목록에 대해 "그런 조치가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각 학교의 자율적 결정이지 검열은 아니다"라는 자신의 책임이 없는 것처럼 회피하는 대답은 학부모로써 정말 화가 납니다. 이런 사람이 경기도 교육감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느껴집니다. 

이미 검증된 성교육 도서들에 대해서도 학부모보다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서 공감하는 모습에서는 ‘이러한 사태가 또다시 반복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책을 읽고 선택하고 감동이든 불편함이든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우리는 교육이라고 합니다. 책을 본인들의 편향된 기준으로 권력을 통해 검열하고 제한하는 것이 우리의 사고를 제한하고 검열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것이 허용되는 사회를 독재국가 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이번 도서 퇴출과 검열뿐만이 아니라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와 학생 생활규정의 일방적 공문을 통한 지시들과 더불어 경기도 교육청의 이번의 도서 검열과 퇴출 과정을 보면 마치 2000 천년전 진시황이 했던 분서갱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정말 현대판 분서갱유를 겪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과 학교는 억압하고 규제해야만 되는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율성과 공공성, 민주주의가 확보 될 때 진정한 교육적 배움터가 될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 학부모로서 경기도 교육청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학교에 대해 자율이라는 말로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교육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으로써 도서관 원상복기와 지원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경기도 교육청이 되기를 바랍니다. 

 

< 경기도 사서 교사 발언 : 경기도 사서교사 이선영>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기도 학교도서관에 근무중인 사서교사 이선영입니다. 저는 오늘 경기도교육청의 성교육도서/유해도서 검열에 대한 문제를 사서교사 입장에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 여러차례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성교육도서와 유해도서를 심의하라고 했습니다. 학교도서관의 책들은 도서관운영위원회 협의를 통해 구입이 결정됩니다. 협의에 따라 결정된 책들임에도 경기도 교육청은 재심의하라고 했고 폐기 결과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유해도서/성교육도서 목록을 내려보내적이 없기 때문에 검열이 아니다.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학교에서 알아서 폐기한 것이니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장은 심의하라는 공문을 받고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서교사들끼리 '어떤 책을 심의해야'하는지 서로 묻고 검색했습니다. 오히려 목록이 없어서 굉장히 광범위한 검열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로 5000여권의 책들이 폐기 또는 열람제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는 성교육 도서 중 양서로 판명된 책들, 외국에서는 교과서처럼 사용되는 책들도 폐기 되었고, 이번에 이슈가 된 한강 작가님의 책도 폐기한 학교가 있었습니다. 많은 학교 도서관에서 여러 해에 걸쳐 소장해온 '성교육' '성평등'과 관련된 책들이 교육청이 공문을 보낸 단 6개월만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별 학교에서 폐기 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작년 11월 공문에서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에 학부모를 필수 참여 시키거나 참관시키라고 강조했습니다.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의 학부모참여는 필수가 아닙니다. 이렇게 과정에 까지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음에도 도교육청은 검열이 아니라고 합니다. 해당 공문에 대해 교육청에 문의를 했을 때 '어느 학교에서 위원회 회의 없이 성교육도서를 폐기 하려고 한다는 말이 있어서 꼭 절차를 준수하라고 공문을 보낸것이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학교는 왜 위원회도 열지 않고 성교육 도서를 폐기 하려고 했을가요? 검열의 압박 때문은 아닐까요? 도교유청만 이런 과정이 검열인 것을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저는 책을 권할 때 '필독'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좋은 책일 수 있지만,  꼭 읽으라는 강요처럼 느껴찌기 때문입니다. 권하는 것은 좀 다릅니다. 권하면 학생들은 책을 읽을지 말지 스스로 선택합니다. 저는 이것을 자유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책을 폐기하거나 열람제한을 하면 학생들은 접근한 권리를 박탈당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해서 자신에게 맞는 책을 못 고를까요? 성인이라고 해서 실패 없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잘 고를까요?  자신에게 맞는 책, 궁금한 주제를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준 책,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잘 고르는 능력은 어떻게 길러질까요? 다양한 책을 골라본 사람과 늘 주어진 책만 읽었던 사람은 분명히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에 교사 독서 모임에서 한강작가의 책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채식주의자를 읽었는데, 좀 어렵고 무거웠다. 그 책을 자녀에게 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주말동안 한 번 더 읽어보시겠다고 책을 빌려가셨는데, 월요일에 책을 반납하시면서 '선생님, 이 책보고 나 울었어. 저번에 읽을 때랑 느낌이 또 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문학을 읽는 묘미이고, 우리가 한 책을 여러번 읽어야하는 이유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제 지난 과오를 인정하기 바랍니다. 폐기 또는 열람제한된 성교육 도서와 유해도서로 낙인찍힌 도서들에게 사과해야합니다. 책 읽을 권리와 책을 선택할 자유를 일방적으로 빼앗긴 학생들에게도 사과해야 합니다. 인정과 사과는 이 사태를 해결할 시작점입니다. 앞으로 검열의 유혹, 외압에 맞설 수 있는 책임있는 제도 보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학교도서관에 폐기된 책들이 다시 학생들 앞으로 올 수 있도록 제도적 보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성평등 성교육 도서 폐기와 침해되는 학교 현장의 민주주의 : 이민희_ 전교조경기지부 부지부장>

안녕하세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배우며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는 초등교사 이민희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경기도교육청의 학교도서관 성평등 및 성교육 도서 폐기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도서관에서 성교육 도서들이 자율적으로 폐기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몇 달간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 목록 제출’, ‘심각한 경우 폐기 가능’이라는 공문을 세 차례나 발송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도서관의 자율적 결정이라기 보다는 행정적 압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 결과, 경기도 내 2,490개 학교에서 총 2,517권의 성평등 및 성교육 관련 도서가 폐기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최근 노벨문학상으로 선정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이 폐기 도서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채식주의자』는 단순한 성교육 도서를 넘어, 인간의 내면과 억압,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와 같은 문학적 가치가 인정된 작품조차 폐기되었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도서 관리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특정 주제나 이념에 반하는 도서들이 집중적으로 폐기되었다는 것은 자율적 판단을 가장한 일방적 검열이며, 학생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성평등과 성교육은 학생들이 올바른 성적 인식과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필수적인 교육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도서들이 폐기된 것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교육적 기회를 빼앗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학교 도서관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합니다. 성평등과 성교육은 정치적, 이념적 논리가 아닌,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사회의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현장 교사로서 이번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경기도교육청이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폐기된 도서들이 학생들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속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